작년 8월, 콜라보 마케팅을 준비하게 되었다. 콜라보 준비를 시작하면서 11월에 나와 같이 콜라보를 처음 해보는 초심자분들을 위한 글을 썼었는데, 이제 그 프로젝트에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내고 콜라보 제품을 출시했다.
콜라보 카테고리와 목적, 브랜드, 기획안 및 제안서 작성부터 홍보, 디자인, 팜플렛 구성 정말 A부터 Z까지 나의 피땀눈물이 담긴 콜라보 프로젝트. 물론 모든 방향이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진 않았지만 거의 1년 가까이 프로젝트 실무를 홀로 진행하며 많은 배움이 있었다.
오늘은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좋았던 점, 어려웠던 점, 아쉬운 점들을 회고해보려 한다.
콜라보 프로젝트에서 모든 과정들이 중요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한 부분은 시작과 끝. 협업 단계의 브랜드를 찾고 제품을 출시해서 홍보하는 단계인 것 같다.
여러 브랜드 중에서, 우리와 결이 맞고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두 브랜드에 컨택했었고 정말 진심을 다해 제안서를 썼다. 한 브랜드에 긍정적인 연락이 왔고 내 제안서를 보고 오랜만에 양질의 제안을 받아서 너무 감사하다는 피드백을 들으며 그렇게 본격적인 콜라보 준비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내부적인 의견과 협업 브랜드와의 의견 그 사이에 있는 나. 이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잘 조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취준할 때는 미처 몰랐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하는 구나!’라고 혼자 느끼며 모두가 최대한 만족하기 위해 열심히 의견을 조율했다.
특히 내부가 아닌 외부의 협업 브랜드와 진행을 할 때는 이런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더욱 조심스러워 지는게 사실이다. 이럴 때, ‘아 무족권! 우리 말이 맞아! 우리 식대로 하자고~~ 나몰라~~’ 이런 에디튜드는 정말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상대 브랜드도 존중하며 진행하고자 노력했는데 나의 마음이 잘 전달됐길….
그렇다고 너무 우유부단한 태도도 일의 진전에 있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어~ 이것도 좋은 것 같고 ㅎㅎ 저것도 좋은데~~?’. 내가 혹은 우리 브랜드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상대방의 입장도 충분히 고려하며 서로 배려와 존중을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콜라보를 하면서 가장 집중했던 것은 바로 제품의 본질과 고객의 니즈였다. 콜라보를 시작했던 초기의 기획의도와 그려뒀던 큰 그림을 한 단계 한 단계 잘 쌓아 나가는 것.. 프로젝트 기획자가 그 방향을 잃어버리면 산으로 가기 딱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항상 그 중심을 굳건히 지키면, ‘ 자 여러분~ 우리의 목적지는 저기에요~~ 잊지마시구요. 우리 다 저기를 보고 가는거에요? 알았쬬~?’ 하면서 여러명의 팀웜들을 조율하며 움직였다.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또 어려웠던 점은 팀원들을 이끌고 가는 것. 열심히 하는 팀원들도 있고, 의욕이 없는 팀원들도 있고, 다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닌 팀원들을 어떻게 동기부여해서 잘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나도 어딘가 의지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내가 의지할 곳은 없었ㄸ…)
그래도 최대한 내가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고, 더 다양한 레퍼런스를 찾고, 각자의 업무에서 힘들어하거나 어려워하는 모습이 보이면 항상 먼저 찾아가서 도와주었다. 우리는 같은 목표를 바탕으로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걸 인지해주고 다독여가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물론 내가 팀장은 아니지만 내가 맡고있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더 큰 책임감과 부담감이 생겨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팀원들이 함께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그렇게 행동했던 것 같다.
쓰다보니 자꾸 어려웠던 점만 말하게 되는 것 같은데.. 나도 이런 프로젝트가 처음이고 정말 마음고생하며 어렵게 진행했어서 어려웠던 부분만 가득한게 팩트다. 또 어려웠던 점은 바로 예상 판매량을 예측하는 부분이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고, 1회성으로 판매하고 끝나는게 아니라 우리 브랜드의 제품 카테고리를 하나 더 늘리는 형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예측판매량을 너무 많이 잡아도 재고관리가 어려웠고, 너무 적게 잡아도 출시 되자마자 품절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판매량을 정하는 것이 중요했다.
우리의 판매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에 대한 전환율을 계산해보기도 하고, 타 브랜드의 데이터를 참고하여 우리와 비교하여 예측해보기도 했다. 온라인에서의 판매량은 예측만큼 잘 이루어졌는데 생각보다 오프라인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쳤다.
어느정도는 예상된 결과였다. 오프라인 홍보 비중이 굉장히 낮았기 때문이다. 제품 출시 초기의 주목도가 중요한데, 여러가지 내부적인 이유로 오프라인에서 내가 진행하고자 했던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예상된 결과였고, 예상한 만큼 나는 문제해결 및 개선을 위해 고객 설문조사와 오프라인 답사를 진행해서, 주목도에 이러한 문제가 있고 우리가 이걸 개선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가설을 세워서 이렇게 진행해 볼 수 있다는 개선안까지 작성하여 제출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콜라보 제품을 출시했다고 끝!이 아니라, 어떻게 더 많은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판매로 이루어져서 더 많은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 까지가 내 몫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건 내 프로젝트니까 내가 관심을 안가져주고, 애정을 안주면 그 누구도 관심없다. 누가 뭐래든 내새끼 내가 챙긴다는 심정으로 한 개라도 더 판매해서, 더 많은 분들이 이 새로운 조합에 대한 흥미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콜라보 제품 매출도 계속 증가하고 있고, 가장 행복한 건 바로 고객분들의 후기이다. 콜라보 준비하면서 기뻤던 딱 2개의 순간이 있는데 첫번째는, 바로 고객분들의 긍정적인 후기를 봤을 때이다. 협업 브랜드의 팬 분들은 워낙 좋아해 주시기도 하고, 그것보다도 기존 고객들이 제품의 본질에 대한 칭찬이 있을 때 너무 기쁘다.
고객들의 문제와 니즈를 잘 파악했고, 콜라보 제품으로 그 점을 정확히 소구시켰다는 점에서 기획자와 마케터 그 중간의 위치한 나의 기쁨은 2배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판매 및 개선안 자료를 협업 브랜드 담당자 분에게도 공유해드렸는데, 다른 팀에 내부적으로 공유하고 함께 일하기 너무 좋다는 피드백을 다른 팀에서까지 줄 정도라며 좋은 피드백을 받았을 때! 내가 막 잘했다기 보다는 그 보고서에 담긴 나의 간절함과 애정과 마음이 느껴져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1년 가까이 진짜 힘든 시간이 훨씬 더 많았다. 이 긴 시간동안 문제없이 제품이 출시되기 까지, 알게 모르게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준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일을 하면 할수록 함께 한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느낀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함께 좋은 결과를 내는 사람이고 싶다. 이렇게 정말 다른 브랜드와 함께 협업하여 진행했던 콜라보 프로젝트가 끝이났고 또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